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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군대는 과연 가치가 있는 1년 6개월? 남성들의 후퇴한 시간

SUN 2021. 11. 29.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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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3월 30일 입대를 하여 지금 10월 5일이 거진 2달 정도 지난 시점에서 지난 군대의 시절을 돌아보게 된다. 생각해보면 진짜 ㅈ같았던 기억들이 다분했던 곳이기에 다시는 가고 싶지 않은 곳이지만 지금 막상 나와보니 남들보다 뒤쳐져 있는 내가 너무나도 한심하여 차라리 군대로라도 다시 도피하고 싶은 심정이 들지만 절대 안간다.

사실 나는 장교가 되고 싶었다. 육사 시험도 봤지만 현역 당시 실력이 부족한 탓에 떨어졌고 ROTC에 지원을 하려 했지만 계속되는 수험생활에 그럴 기회를 놓쳤다. 사실 어느 한 학교에 만족을 하지 못하기에 ROTC를 하는 순간 그 학교에 계속 남아야 하는 나는 군대란 너무나도 촉박하게 다가왔고 20년 3월에 추가모집으로 입대를 신청하여 단 3일만에 입소를 하게 되었다.

출처/연합뉴스

내가 병사로서 느끼는 군대는 충성심이란 절대로 들지 않는 곳이었다. 내가 하는 일이 과연 나라를 지키는 일인가라는 의문이 드는 때가 많았다. 일을 하면서 그 간부들의 마음가짐은 내가 겪으려고 했던 군대와는 생각보다 거리가 멀었다. 또한 내가 장교로서 느끼고 싶었던 자부심은 과연 느낄 수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 간부는 학교 선생님 같이 군인들을 대했고 우리는 그런 간부가 싫었다. 

 

간부는 우리의 주적이다. 모든 병사들의 생각일 것이다. 나는 어쩌면 장교로 오지 않은 것이 너무나도 다행스러울 만큼 군대는 충성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자랑스러운 곳이 아니고 군복은 벗어던지고 싶은 옷쪼가리일 뿐이다. 간부는 프라이드를 잃었고 병사는 존경심을 잃었다. 그런 군대에서 과연 훌륭한 군인은 나올 수 있을까? 군인의 멋은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 자체로 있는 것이 아님을 깨달았다. 포장된 사진 속 모습은 그들이 아니다. 계속되는 당직과 불침번, 그리고 근무는 가히 인권이란 없는 곳이다. 

더군다가 나의 시간은 너무나도 허무하게 지나갔다는 것이다.

물론 책은 열심히 읽어서 60권 정도 읽게 되었고 영화 또한 60편 이상 봤으며 드라마도 8편쯤 봤으나 과연 그게 나에게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다.

책을 읽는 습관은 전역을 하자마자 사라졌고 억압된 자유를 누리고자 나는 백수처럼 망나니 인생을 살게 되었다. 나의 인생에서 군대란 1년 6개월이 멈춰져있던 시간이었다.

 

돌이켜보니 나의 같은 학번 애들은 다 취업 준비를 하느라 바빴고 나는 어딘가 동떨어져 있었다. 군대에서 모아온 돈 또한 그 유흥에 다 써버린 것이다. 먹을 것 먹고 입고 싶은거 모두 입느라 다 써버린 돈, 과연 그 돈은 얼마의 가치가 있는 것일까?

 

군대란 시간이 멈추어버린 아니 오히려 후퇴한 곳이다.

나는 그 시간이 사무치도록 아깝다. 내 청춘을 바친 것에 대한 후회감이 가득하다. 나는 될 수 있으면 군대를 빼라고 말하고 싶다. 부도덕한 군대 속에서 나는 차별을 많이 받았다. 그 차별은 고쳐질 기미가 안보였다. 보직에 대한 차별, 게급에 대한 차별 당연시된 곳에서 나는 이 곳이 나의 청춘을 바칠 곳이 아님을 깨달았다.

 

군대에 가는 사람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어차피 시간을 낭비하는 곳이니 그 시간에서 너 자신의 시간을 찾으라고 말이다.

나는 그러지 못했다. 물론 책을 읽은 시간은 내 삶에 도움이 될 것이긴 하나 영어나 다른 공부의 흐름을 완전히 놓쳐버렸다. 나는 그것이 매우 좆같지만 어쩔 수 있나.. 군대는 누구나 가야 하는 한국남성의 독박 징계인 것을

 

자랑스럽다고 말하고 싶지 않다. 자랑스러웠던 적도 없고 나라를 지키는 것도 아니다. 그저 1년 6개월 간 강제로 징집되어 새빠지게 일을 하다 온 것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밖에서 이렇게 일했다면 4000만원을 마련되어 있을 것을 생각하니 눈에 피눈물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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